송년 엽서 / 이해인
하늘에서
별똥별 한 개 떨어지듯
나뭇잎에
바람 한 번 스쳐가듯
빨리 왔던 시간들은
빨리도 떠나가지요
나이 들수록
시간은 더 빨리 간다고
내게 말했던 벗이여
어서 잊을 것은 잊고
용서할 것은 용서하며
그리운 이들을 만나야겠어요
목숨까지 떨어지기 전
미루지 않고 사랑하는 일
그것만이 중요하다고
내게 말했던 벗이여
눈길은 고요하게
마음은 뜨겁게
아름다운 삶을
오늘이 마지막인 듯이
충실히 살다 보면
첫새벽의 기쁨이
새해에도 항상
우리 길을 밝혀주겠지요
‐ <<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>>에 수록 -
年越しの便り / イ・ヘイン
空で
流星が一つ落ちるように
木の葉に
風が一度触れてゆくように
駆け足でやって来た時間は
駆け足で去ってゆくでしょう
歳をとるほど
時間はさらに速く過ぎてゆくと
わたしに言った友よ
さあ、忘れることは忘れ
許すことは許し
懐かしきものたちに会わなければなりません
命までも尽きる前に
後回しにせず愛すること
それだけが大切だと
わたしに言った友よ
瞳は穏やかに
心は燃えるような
美しい人生を
今日が終わりであるように
充実して生きてみれば
明け方の喜びが
新年にも常に
わたしたちの道を明るくしてくれることでしょう
-『他の服は着れない』に収録 -